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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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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거트파르페 2019. 11. 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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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

트렌디한 내용에 굉장히 최근 작품인가 해서 출판연도를 보니 2016년 작이다. 내가 취미로 핸드드립 커피를 배우던 시절이다. 소개로 알게 된 지역문화센터에서 커피 핸드드립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이 생겼는데 홍보부족으로 폐강위기라고 했다. 아파트 바로 근처라서 얼른 신청했다. 근무시간이 맞지않아서 초기에는 여러차례 빠졌지만, 밤새고 근무한 뒤에도 꼭 수업을 들으러 갈 정도로 재밌었고 얻어오는 것도 많았다. 독특한 커피원두를 종류별로 접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마시며 사람별, 드립별 극명하게 달라지는 맛도 신기했다. 각종 드립법에 수망로스팅을 지나 나중에는 기계가 설치되어 머신 작동법도 배우고 실력은 별로지만 라떼아트도 만들곤했다.

사실 커피를 대학때만해도 거의 마시지 않았다. 요즘에야 텀블러가 카페별로 수십개씩 나오고 얼죽아아(얼어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등 카페신조어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고 대부분 라떼나 음료 등을 더 선호하던 때였다. 하루는 새로운걸 도전해보겠다고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니 알바생이 굉장히 쓰고 양이 적은데 괜찮냐고 되물었다. 도전정신이 투철한 나는 알바생의 걱정스러운 표정도 넘기고는 묻고 더블로 갔는데 결국은 씁쓸하게 데미타세잔만 바라봐야 했다.

아메~아메~ 아메리카노~ 노래 때문인지 딱히 모일만한 장소가 마땅치않은 한국 특성 때문인지 커피는 짧은 시간동안 엄청나게 성장했다. 나도 '얼른 그만두고 카페차려야지'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선생님도 부모님도 말렸다. 하지만 아직도 나만의 카페 내지는 티가든은 내 로망으로 남아있다.


표지에 르포 형식의 소설이라는 설명을 봤다. 르포르타쥬. 학생 때 공부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어린날의 커피가 생각났다. 소설의 주인공 셋이 모여 카페를 차리는 행동력을 보여준다. 그 이전에 장소를 물색하고, 유명한 카페들을 둘러보며 커피에 관한 온갖 지식을 뽐낸다. 그때 당시 커피와 관련해 배웠던 내용들이 쏙쏙 담겨있는데
커피와 관련해서 이렇게 많은 문구들이 있었구나 싶었다. 어쩐지 표지부터 인용구로 시작하더라.

커피의 본능은 유혹.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좋은 커피란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처럼 순수하고,
그리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이런 인용구로 시작하기도 하고 주인공들의 철학이 담겨 카페 이름은 '천사와 악마'가 된다. 커피관련 정보만 나열하면 심심했을텐데, 주인공들 각자의 인생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캐릭터끼리 말할 때 어투가 조금 딱딱한 편인데 그래도 스토리나 구성이 보완해주는 편이다.


책을 읽으면서 마실 물을 두는 편이다. 커피책이니만큼 특별히 직접 내린 커피에 입가심용 보리차, 티코지 안에는 뜨거운 홍차가 들어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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