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의 집」은 항상 볼거리가 가득하다. 요즘의 미니멀리즘 트렌드와는 거리가 좀 있는것 같지만. 철마다 핫한 꽃 중에서도 제일 예쁘게 피어난 꽃을 꺾어 집 안 곳곳에 화분을 옮겨놓는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타샤 할머니는 정말 부지런하다.
이전에 식물을 금방 죽여버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식물을 들이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키운다는 것에 책임감을 가지고 어떻게 키우는지 찾아봐야 한다. 물은 어떻게 줘야하고, 해를 좋아하는지 일조량이 부족해도 괜찮은지 정도는 알아둬야 한다.
옛날, 말을 키우던 아이가 있었다. 말이 아파서 돌보던 중 그만 죽어버렸는데, 아버지는 아들을 꾸짖으며 아들에게 말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한다. 성심껏 보살피고 사랑해줬다고 항변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사랑한다는 것은 아는 것이라는 설명을 해 준다. 사랑한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관심가지고 알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타샤 할머니의 집은 직접 만든 집인데, 이 대목에 이르기 전까진 목가적인 삶이 부러웠다가 평수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고는 부러움의 대상이 바뀌었다. 손그림을 그려 여우를 내쫓을 울타리와 총을 산다는 대목에선 이런 면이 있었나? 싶었다. 어렸을 땐 고상하게 꽃꽂이하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사는 줄 알았는데. 한 번이라도 정원을 꾸며본 사람은 알 거다. 원예는 손에 흙이나 식물수액을 묻히고, 어디나 흙먼지가 따라다닌다. 또, 연장처럼 생긴 각종 도구가 늘어나고, 돈도 꽤 드는 취미다. 타샤도 적지않은 식물들을 기르기 때문에 수선화 구근이나 개량된 장미묘목을 사기 위해 그림과 책으로 돈을 번다.
「정원가의 열두달」에서 이런 대목이 나온다.
누가 가드닝을 목가적이고 명상적인 일이라고 했나, 마음을 바쳐서 하는 모든 일들이 그렇듯, 가드닝 역시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열정 그 자체다.
맞는 말이다. 그렇게 넓은 정원을 가꾸고 꾸며서 선보이기 위해서는 만만찮은 노력이 들었을 거다. 그 넘치는 에너지가 참 부럽다.
타샤 할머니가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은 이전의 책들에서도 볼 수 있었다. 계절따라 묘목과 풀꽃, 나무들을 보살피고, 손녀에게 흰색의 전통적인 드레스를 입히고 사진을 찍는다. 숲처럼 자라난 정원 속에서 뛰어노는 개 몇마리를 찾아내는 즐거움도 크다.
아직 「타샤 튜더」 영화는 보질 못했는데, 꼭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전에 봤던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을 봤을 때, 타샤와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한명은 집이 정원속에 있고, 한명은 정원이 집안에 있긴 하지만 어쨋든 자연에 둘러싸인 삶이다. 또 손님을 대접하는 것도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들어오는 사람에게 각별히 대해주고, 빵과 차를 대접한다. 한명은 때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경우 스콘이고, 한명은 물론 마들렌이다.
겨울이라고 타샤 할머니는 쉬지 않는다. 뭐가 그렇게 바쁜지는 책을 통해 쉽게 연상된다. 친구 린다와 양말이나 장갑을 뜨고, 과자와 케이크를 만든다. 남는 시간에는 어느 품종의 꽃이 예쁜지 카탈로그를 뒤적이다가 홍차 한잔을 홀짝거린다. 겨울이라고 이불밖으로 좀처럼 나오려하지 않는 나에게 일침을 가하는 부분이다. 부지런한 모습을 좀 본받아 움직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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