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머리 앤빨간머리 앤이 아직도 다양한 매체로 소개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친숙하기 때문 아닐까? 어린 시절 실수도 하고 착각도 하고 친구와 밤새 수다떨고 싶어하는 심정은 모두다 같을것이다. 제일 기억에 강하게 남는 에피소드는 친구처럼 검은머리가 되고싶다고 -외국에서는 빨간 머리 여자애가 고집이 세다는 둥, 기가 세다는 둥 선호하지 않는 머리색이다.- 싸구려 염색약을 샀다가 머리카락이 초록색이 되는 부분이었다. 머리색을 다시 빼겠다고 계속해서 감는게 어찌나 짠하면서도 웃기던지! 과연 고개를 들고 학교에 갈 수 있을 것인가 내가 다 조마조마했다.
명장면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법한 장면. (학창시절에는 다들 놀리고 싸우고 쫓아다니고 하잖아요?) 놀리는 길버트와 그를 응징하는 앤. 결국 이 둘은 훗날 결혼한다.
어깨를 풍선처럼 부풀린 원피스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여자라면 당연히 유행에 민감하고 예뻐보이고 싶은데 검소한 아줌마는 그런 옷을 입지 못하게 한다. 심지어 눈썰미없은 매튜 아저씨도 친구들과는 뭔가 다른 걸 눈치채는데도 그런 옷은 못입게 하다니 앤이 너무나 불쌍해지는 순간이었다.
앤이 처음 초록지붕의 집에 갈 때 여자애를 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자마자 통곡을 한다. 두번이나 고아원에 가야한다는 걸 안 앤의 심정은 참담할 듯 하다. 하지만 '환희의 하얀길'이라 부르는 벚꽃길까지 들어서자, 자신이 입양될 것으로 생각해 마음도 놓이고 예쁜 풍경에 푹 빠진다. 이런 앤의 발랄하고 자유로운 모습이 앤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겪는 일들을 비슷비슷하게 겪고 거기서 공감대를 많이 얻지 않을까 한다. 오랜 세월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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