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에 대한 이야기다. 작은 집은 시골에 살고있다. 봄이면 해가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서 나비와 새가 날아다니는 것을 본다. 봄꽃이 피어나고 따뜻함을 만끽한다. 여름이 되면 아이들은 냇물에서 수영이나 다이빙을 하면서 논다. 논과 밭은 쑥쑥 자라 초록색으로 둘러싸인다. 가을이 되면 농부들은 본격적으로 수확에 들어가고, 나무들은 갈색으로, 빨간색으로, 노란색으로 물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추운 겨울이라도 집 안은 따뜻하고, 사람들 소리가 북적인다. 시골에서만 살아본 작은 집은 도시가 부럽다. 매일 도시를 꿈꿔본다. 불빛들, 북적이는 많은 사람들, 여러 채의 집들... 가끔은 알 수 없는 그리움에 달빛을 보며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시골마을은 한참동안 시골마을이었는데, 그 주위로 조금씩 조금씩 변화가 시작된다. 가로등이 생기고, 길이 넓어지고, 차들이 다닌다. 처음엔 조금씩, 천천히 바뀌던 마을은 어느순간부터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많아져서 아파트가 생기고, 길이 많아지고, 지하철이 생긴다. 매일 공사하고 사라지고 생겨나는 마을에 정신을 못차리는 작은집.
작은집 주위는 완전히 도심이 된다. 밤에도 휘황찬란, 낮에는 시끌벅적하고 매연이 대단하다. 고층빌딩에 둘러싸여 이제는 좋아하던 달빛도 볼 수 없게 된다.
그러다가 갑자기, 어느날 한 부부가 지나가다가 작은집을 본다. 한참동안 떠올리던 여자는 어머니의 어머니가 살았던 집임을 기억해낸다. 혼자 낑겨있던 어울리지 않는 작은 집을 들어올려 다른 곳으로 보낸다.
멀리 멀리 계속해서 가는데 개발되었던 풍경과 반대로 점점 시골마을이 된다. 높은 건물과 차들이 하나씩 줄어들고 마침내 들판 가운데에 집을 내려준다.
집은 다시 시골마을로 돌아온다. 행복하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계절이 바뀌는 표현이 아주 아름답다. 내가 살던 집에서 이맘때쯤 바람소리에 논을 보면 황금물결이 일렁이는 게 생각났다. 아이들에게 읽어준다면 그림을 보는 기회를 주는것이 좋겠다.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면 책을 제법 따라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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